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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일전에 포스팅을 했었던 것같다. 저렴한 생리대로 아무래도 독일제로 추정된다고 적었었다. 당시에는 급하게 구매하느라 크게 성능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한국에 와서 생리대를 사자마자 깨달았다. 이게 얼마나 좋은건지. 흡수가 잘 되고, 안 새고, 보기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 어차피 저렴하니 꼭꼭 사와서 사용해볼 것을 추천한다. 쓰다가 남아서 가져온걸 한국에서 꺼내 사용하다 한국제품으로 넘어갔는데 이렇게 불편할 수가 없다. 쿠팡에서 구매하려고 검색하자마자 어마어마한 가격에 슬퍼졌다. 거기선 2000원 가량밖에 안했다.. 게다가 자주 바꿔줄 필요조차 없어서 돈이 덜 들었다. 문득문득 환경이 걱정되어서 면제품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하면서도 엄두가 안나곤 한다.. 다음엔 면에 도전해봐야지.
여행경비 계산을 잘못한 탓에 굶주린 여행이 되고 말았다. 꽤 오랫동안 먹는 양을 줄이다 보니 이젠 배고픔을 잊어갈 무렵 친구가 체코에 찾아 왔다. 친구는 나를 보자마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미묘한 표정을 지어보이는데 흡사 하회탈과 같은 표정이었다. 그때까진 인식하지 못했는데 살이 너무 빠졌다는 소리를 들었다. 한국에 돌아와 당시 사진을 보니 시시각각 살이 빠지고 있었다. 여행 경비를 적게 들고 해외에 혼자 여행가는 것은 어떻게 보면 효과적인 다이어트 비법인 것같다. 실제로 한국에 돌아온 지금도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고 있다. 때문에 친구가 나를 보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음식을 먹이는 일이었다. 우선 굴뚝빵에 크림을 가득 올려 먹이더니 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했다. * 참 굴뚝빵은 꼭 크림을 넣..
프라하의 트램은 정류장의 간격이 좁아 도시의 어디든 원하는 곳을 갈 수 있다. 사실 구글지도를 이용하면 어디든 갈 수 없는 곳은 없다. 하지만 문제는 교통권. 교통시스템은 나라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나에겐 너무 어려웠다. 누군가 내게 이 어플을 추천해주었는데 아무래도 프라하에 맞춰진 교통어플인 것같았다. 우리가 한국에서 구글지도를 보고 길을 찾는 것이 아닌 것과 같은 느낌이다. 문득 스마트폰이 없었던 10여년 전, 그 때는 어떻게 다녔던 걸까 궁금해졌다. 이 어플은 나의 위치와 내가 가고 싶은 곳까지의 교통수단과 교통권을 모두 어플로 살 수 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나는 교통권 구매 수단을 등록하지 않고 출국해버렸고 자꾸만 한국 번호로 인증하라는 나의 카드가 먹통이 되어 이 어플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화약탑 근처에서 배가 고파 무작정 걷다보니 음식점들이 모여 있는 건물을 발견했다. 반미를 파는 가게와 카페 등등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어릴적 그림책에서 보았던 것같은 고기들이 걸린 정육점이었다. 가게의 안쪽으로 들어가면 왠지 파트라슈 만화에서 보았던 것같은 고기들이 즐비해있고 사람들이 무척 많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햄버거를 먹고 있는데 체코어로 쓰인 메뉴판을 읽지 못하는 나는 햄버거를 골랐다. 주스도 파는데, 처음엔 맥주인 줄 알고 주문하지 않으려 했으나 주스를 주문하니 위의 사진에 나온 것을 주었다. 참고로 주스 맛이 다양한데 이건 맛없다. 오랜 철천지 원수였던 애플가와 오렌지가의 싸움을 종식시키기 위해 계약결혼을 하게된 사연이 있는 슬픈 애플과 오렌지의 맛이다. 맛이 꽤 ..
전지현 오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사실 그런건 잘 모르겠지만 내륙지역인 프라하 겨울의 차갑고 건조한 바람에 얼굴이 찢어지는 것같아 페이셜 오일을 사러 갔다. 워낙 잘 트는 피부인 탓에 얼굴이 자꾸만 따끔거려 견딜 수 없었다. 프라하에는 천연 미용용품을 파는 곳이 많은데, 아포테카, 마뉴팍트라, 보타니쿠스 이 세군데가 그렇다. 굳이 보타니쿠스를 선택한 이유는 그냥 내가 내릴 트램 정류장에 가까워서.. 였다. 하지만 걷다보니 세 군데 모두 가까웠다. 들어가자마자 훅 풍기는 아로마 향들과 함께 한국어 안내판을 받았다. 세세하게 가격과 효능까지 적혀져 있는 것이 무척 편리했다. 하지만 일전에 마뉴팍트라와 달리 한국인이 많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한국사람들에겐 마뉴팍트라가 더 유명한 것같다. 거기에도 페이셜 오일이 있..
프라하 여행을 계획하며 한국의 다이소를 열심히 들락거렸다. 다이소는 정말 없는 것이 없는 데다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다. 그렇게 내 캐리어는 무거워져만 갔는데 프라하에서 다이소를 발견했다. 바츨로프 동상 거리에는 친숙한 가게들이 즐비해있는데, 스타벅스 맥도날드부터 h&m 등등 다양한 가게들이 있다. 가게들 중 입구에 물이 보여 홀린듯 들어간 가게다. 15코루나(약 750원). 프라하의 물가는 품목마다 한국보다 싼 것이 있으면서도 또 비싼 것들이 있는 것같다. 참, 이건 탄산수다. 마시고 깨달았다. 내부에는 정말 다양한 물건을 파는데 개인적으로는 다이소보다는 butter라고 하는 생활용품점에 가까운 것같다. 홈플러스나 롯데월드몰처럼 뜬금없는 곳에서 등장하는 귀여운 온갖 생활용품을 파는 곳말이다. 30코루나(..
아침부터 단 것이 먹고 싶었다. 달콤함은 언제나 행복한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 같다. 까를교를 보고 싶었기 때문에 까를교 주변의 맛집 중 도넛가게가 눈에 띄인 탓도 있었다. 언제나 구글지도는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 한국처럼 직선으로 이루어져있지 않은 구불구불한 프라하 시내를 돌아다니며 문득 옛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나의 단골가게를 기억했을까 싶었다. 달콤한 도넛과 따뜻한 미소의 주인아주머니의 (동유럽에서 친절한 미소라니 고향에 온 줄 알았다.) 커피향이 가득한 가게 안에 들어서며 여기가 나의 단골가게가 될 것같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가진 우리는 가게를 찾기 어렵지 않지만 골목골목을 돌아가는 탓에 잠깐씩 헷갈리기도 했다. 하지만 프라하 거리는 헷갈리며 다녀도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는 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