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프라하 맛집] 수제도넛과 커피 - donuterie 본문
아침부터 단 것이 먹고 싶었다. 달콤함은 언제나 행복한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 같다. 까를교를 보고 싶었기 때문에 까를교 주변의 맛집 중 도넛가게가 눈에 띄인 탓도 있었다.
언제나 구글지도는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 한국처럼 직선으로 이루어져있지 않은 구불구불한 프라하 시내를 돌아다니며 문득 옛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나의 단골가게를 기억했을까 싶었다. 달콤한 도넛과 따뜻한 미소의 주인아주머니의 (동유럽에서 친절한 미소라니 고향에 온 줄 알았다.) 커피향이 가득한 가게 안에 들어서며 여기가 나의 단골가게가 될 것같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가진 우리는 가게를 찾기 어렵지 않지만 골목골목을 돌아가는 탓에 잠깐씩 헷갈리기도 했다. 하지만 프라하 거리는 헷갈리며 다녀도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는 데다 곳곳 유적이 있어 골목을 다니는 것 또한 새로운 재미였다.
가게 안에는 다양한 맛의 도넛이 있다. 사실 나는 내일도 가서 먹을 예정이기 때문에 카라멜 맛을 먼저 골랐다. 영어로 맛을 설명해주시는 친절함 또한 선택을 어렵지 않도록 해주었다.
달았다. 도넛 위의 크림이. 달다는 말보다 달콤하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크림이었다. 빵은 생각보다 기름지지 않고 담백한 맛이었는데, 한국에서 이런 도넛맛을 먹어보진 못한 것같다. 프라하의 도넛은 모두 담백한 편인가? 문득 동네 마트에 파는 12코루나짜리 (615원) 도넛이 생각났다. 내일은 마트 도넛을 먹어보아야 겠다.
도넛이 상대적으로 작아보이게 나왔지만 커피가 생각 외로 컸고 도넛은 조금 작은 편이긴 하다. 하지만 뚱뚱한 도넛이어서 한 개만 먹어도 충분히 배가 불렀다. 담백한 도넛이 주는 포만감은 나도 모르게 콧노래를 부르게 만들었다. 커피도 딱 적당히 어울려서 행복한 맛이 났다.
가게 내부는 그리 넓지 않다. 다행히 붐비는 시간대가 아니었는지 (오픈 시간에 맞추어 갔다.)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문사이로 햇살이 비추기 시작하자 유럽에 온 것이 실감났다. 어딘가에 앉아 햇빛이 손등 위로 올라오는 순간을 참 좋아하는데 한국에서도 유럽에서도 같은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 기뻤다. 어디에서든 행복할 수 있는 것은 음식과 풍경, 그리고 좋은 사람이면 충분하다.
기억이 잘 안나지만, 도넛과 라떼 110코루나 정도 한화 5900원 이었다.(카드 수수료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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