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맛집] 체코 전통음식 굴라쉬 세트

굴라쉬를 인터넷에 검색하면 헝가리 고기 스튜가 나온다. 프라하를 돌아다니다 보면 체코의 전통음식 굴라쉬 라고 메뉴에 홍보하고 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는데 헝가리의 고기스튜와는 조금 다른 모양새를 띤다. 체코의 역사 속에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지배하에 놓인 적도 있는데다 과거엔 빈-부다페스트-프라하 이 세 도시가 함께 중심도시로서의 역할을 했다고 하니 아마 서로 많은 영향을 주고 받은 탓에 굴라쉬가 여기서도 전통음식이 된 듯하다.

대부분의 굴라쉬가 200코루나가 넘었는데 프라하성을 가던 도중 180코루나로 세트를 판매하는 가게를 만났다.

U Zlaté podkovy, Nerudova 220/34, 118 00 Praga-Malá Strana, 체코

(이름이 어려워서 주소를 첨부한다.)
나는 메뉴 3번을 골랐는데 처음에는 스튜가 나오고 굴라쉬 그리고 디저트가 연이어 나왔다.

수프는 체코버전 육개장 맛이 났다. 육개장이라고 하기엔 조금 거리가 있지만 최대한 비슷한 것은 육개장인 것같다. 안에는 감자와 잘게 다진 고기들이 들어 있어 씹는 식감도 좋았고 무엇보다 추위에 언 몸을 따뜻하게 녹여 주었다.

뒤이어 나온 굴라쉬는 생각보다 부드러웠다. 해외에서 고기류를 시키면 꼭 너무 질긴 경우가 많아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그리 질기지 않았다. 어디선가 많이 먹어본 맛이 났고 한국인들 입맛엔 큰 거부감이 없을 것같다. 개인적으로는 저 빵이 매우 푹신푹신하고 고소했다. 고기보다 빵을 더 좋아하는 미각 탓인지도 모른다.
점원분이 매우 상냥하셨는데 필요한건 없는지 틈틈이 물어보셨고 나는 물을 주문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물이 그렇게 비쌀줄 몰랐다..

뒤이어 나온 디저트. 생크림은 정말 빵집케이크에 올리는 진짜 생크림 맛이 났고 파운드케익에는 블루베리가 송송 박혀 있어 새콤달콤했다. 넉넉히 뿌린 체리 시럽은 싸구려 시럽이 아니라 보다 쨈에 가까운 맛이 났다. 디저트가 너무 맛있었다.

나는 굴라쉬를 180코루나에 먹을 수 있어서 혹하여 들어간 것인데 물이 (탄산수가) 48코루나였다..... 결국 228코루나를 지불하고 말아서 저녁에 라면을 사가려는 계획이 무산되고 말았다..

228코루나여도 다른 가게에 비해 저렴하긴 하다.

228코루나 (약 117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