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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복하자고하는거지/여행

[프라하 맛집] 바게트 샌드위치를 파는 Paul 빵집

참잘했을까요? 2020. 1. 23.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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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가게는 프라하에 입국하던 당시부터 자주 눈에 띄었던 곳이다. 매번 빵을 먹게 되는 것이 신경쓰여 지나쳤는데 오늘은 큰 맘먹고 들어가보게 되었다.

 

가게 안은 프랑스 느낌이 물씬 풍겼다. 무어라 설명할 순 없지만 파리에서 이런 가게에 들어갔던 느낌. 그리고 비싼 빵값에 눈물을 흘렸던 느낌..

 

가게에는 빵도 팔았지만 각종 샌드위치와 (바게트에 넣은!) 수프도 팔았다. 또 차종류도 굉장히 다양했는데 그중 나는 바게트와 티 세트인 클래식을 시켰다.

 

우리나라에서 먹어본 듯한 참치마요의 맛이 나는 샌드위치는 맛있었다. 이렇게 부르는 것이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유럽에 와서 생각보다 다양한 바게트를 먹게 되는데 왜 한국에서는 이런 류를 팔지 않는지 조금 궁금해졌다. 대부분의 음식들에서 한국에서 먹어본 듯한 맛이 나는데 말이다.

아침식사 대용으로 먹기에 깔끔하고 분위기도 좋았다. 참 샌드위치는 무척 커서 내겐 하나로도 충분히 배가 부른 양이었다.

 

가격은 총 129 코루나 (약 6700원).

 

+) 이상하게도 갈 일이 점점 많아졌다. 공항에도 PAUL 빵지이 있었고, 파리에 가서도 있었다. 유럽의 파리바게트같은 존재인걸까? 접근성이 너무 좋았던 탓에 자주 방문하게 되었는데 어떤 곳은 케이크가 많았고 어떤 곳은 샌드위치가 많았고 하는 식이었다.

신기한 점은 커피전문점같은데 커피전문점은 아닌지 에스프레소 머신이 아니라 네스프레소  카페머신 같은 것이 커피를 내렸다. (커피를 잘 몰라서 기계 이름은 모르겠지만 자동기계같은 것이 커피를 내린다.) 하지만 그래서인지 카페라떼 맛이 어느 가게든 모두 똑같았고 맛있었다.

나는 애플파이에 대한 환상이 있다. 크리스마스 아침이면 꼭 아침밥이 준비되는 동안 멍하니 봤던 특선영화에서 아이들이 애플파이를 먹었기 때문이다. 가족들이 따뜻한 모닥불 근처에 둘러앉아 칠면조요리와 애플파이를 하나씩 덜어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풍경이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다. 단 한번도 경험한 적없음에도 매년 특선영화에 아이들이 애플파이를 먹어대는 탓에 애플파이를 떠올리면 왠지 그땐 그랬지 하며 모닥불의 온기가 느껴지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게다가 동화 속에서 등장하는 애플파이는 서걱서걱 씹히는 사과, 달콤한 빵굽는 향과 같은 묘사가 많아 애플파이에 관한 환상을 더욱더 부풀렸다.

그래서 애플파이는 무척 달 것같다는 환상이 있다. 한국에서도 꼭 빵집에 가면 애플파이를 사먹곤 하는데 매번 패스츄리에 사과쨈을 넣은 듯한 맛에 배신감을 느끼면서도 꼭 잊을 만한 쯔음에 다시 시도해보곤 했다.

그런 애플파이를 PAUL빵집에서 만나게 되었다. 유럽의 애플파이! 내가 읽었던 책 속의 서걱서걱 애플파이! 유모가 구워주면 아이들이 모두 달려들어 먼저 먹고 싶어 했던 그 애플파이! 설레어 하며 애플파이를 주문했다.

상상처럼 사과들이 파이 위에 올라가 있었다. 한입 크게 떠 물었을 때, 사과가 물컹물컹 씹혔다. 그리고 무척 시었다. 사과 버전 황도 통조림의 맛이었다. 아니 황도가 훨씬 달았다. 파이라기 보단 타르트에 가까운 빵이었고 다시금 슬픔에 빠졌다. 

시큼하고 물컹한 애플파이라니. 내가 지금껏 만났던 동화와 영화들은 모두 내게 거짓말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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