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공항에서 시내까지 / 파리 20시간 경유 그리고 교통총파업. 본문
굳이 도시 하나를 더 보겠다며 파리에 레이오버하는 항공권을 사버리고 말았다. 여행을 계획할 당시만 해도 혼자 여행이었으므로 나를 말려줄 이가 없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아니 어쩌면 회피형 인간인 탓에 어려움이 닥치면 어디론가 도망가버리는 습성이 나이를 먹을 수록 점차 비대해진 탓일지도 모른다. 어릴적 학원에 가기 싫으면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버리던 나를 부모님께서는 가만둬선 안됬다. 직장에 가기 싫다고 유럽에 가버리고 말았으니 말이다.
아무튼 회피형 인간인 내가 어떻게 이만큼이나 살아남을 수 있었는가 하면 겁쟁이기 때문이다. 사사건건 무서워하고 겁을 먹는 탓에 언제나 준비를 하려고 하는 (어설프지만) 습성이 그나마 어찌저찌 어딘가에 발붙이고 살도록 만들었다. 그런 겁쟁이에게 첫 유럽에 경유 파리라니. 테러부터 소매치기 강도! 심지어는 벌레까지 나를 괴롭히는 풍문이 너무나도 많았다. ..그리고 파리는 교통총파업에 들어갔다.
자, 이제 파리 레이오버를 선택한 나와 같은 인물이 있다면 다음과 같은 (주관적인) 행동강령에 따르도록 한다.
1. 항공권 취소가 가능한지 알아본다.
> 불가능하다.
1-1. 내가 항공권을 날려도 될 만큼의 부자인지 통장을 확인한다.
> 일단 가야 한다.
2. 파리 시내로 가는 교통(지하철이나 버스)를 알아본다.
> 파업중이다.
3. 우버나 한인택시 혹은 공항픽업택시를 알아본다.
> 우버 : 파업의 영향으로 사기당할 위험성이 있다고 한다. 요금을 배로 부른다던지.
한인택시 : 비싸다. 7-80유로 상당.
공항픽업택시 : 고정금액으로 사기당할 위험은 낮지만 (타기 전에 고정금액인지 확인하고 타야한다고 한다.) 50유로 상당이다. 비싸다.
3-1. 카페 등에서 동행을 구해 본다.
> 못구했다.
4. 직행버스를 찾는다.
- 에펠탑으로 가는 직행버스 : 르버스
- 오페라극장으로 가는 직행버스 : 루아시버스
5. 공항에 내려서 교통에 유용할 어플 citymapper를 미리 받아 놓는다.
6. 실전에 돌입한다.
우선 공항에 내리면 당황하지 않고 출구를 찾는다. 참고로 파리 샤를드골공항은 터미널이 굉장히 많다. 사람들이 나가는 방향으로 눈치껏 따라나가다보면 일단 출구가 보인다.
버스표지판을 찾는다. 나의 선택지는 직행버스이므로 일단 무엇을 타던지 버스이므로 버스를 따라간다. 주위 가게에 현혹되지 않도록 한다.
Citymapper 라는 어플을 켠다. 지도에 나의 도착지를 추가한다.
그리고 경로를 켜면 현재 나의 경로를 보여주고 정류장까지 나를 인도한다.ㅠㅠㅠㅠㅠㅠ
르버스와 루아시 중 내게 맞는 것을 선택한다.
때때로 나는 내려서 걸어갈 예정인데 자꾸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나의 숙소 근처의 중요관광명소를 도착지로 설정하면 직행버스를 추천해주기도 하므로 도착지 설정을 중요관광명소로 해볼 것을 권한다.
덕분에 레이오버 기간에 한 두군데 관광지를 볼 수 있었다.
그냥 레이오버 하지 않는게 여러모로 좋은 것같다. 다신 이 경유지에 갈 수 없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지인은 분명 레이오버가 굉장히 만족스러웠다고 하였지만 분명 레이오버가 아니라 스톱오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각종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파업임에도 불구하고 시내로 갈 수 있는 교통수단을 알려주는 고마운 이들이 참 많다. 나의 이 짧은 이야기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참 좋겠으나 나와 같은 선택을 하는 자가 없기를 바란다.
직항이 있다면. 그리고 직항이 얼마 차이나지 않는다면 직항을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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