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책/생각] 불안 - 알랭 드 보통 본문
책의 제목은 불안이지만 나는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책은 불안의 원인을 사랑결핍, 속물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 다섯 가지로 꼽고 있는데, 결국 사랑이 모든 것의 원인이 아니었나?
타인에게 사랑 받고 싶은 욕구는 내가 경험하고 있는 사회에서 가장 높은 가치로 인정받고 있는 대상을 추구하게 한다. 그리고 이 때 평등은 나 또한 획득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심어주고, 실패하였을 때 개인에게 굴욕감을 안겨준다고 설명한다. 이로 인해 패배자라는 말이 공감을 얻을 권리를 잃었다,는 뜻까지 내포하게 된다.
사랑에 대한 우리의 요구에는 변함이 없는데, 사랑을 받기 위해 우리가 타인에게 요구하는 것은 불확실성을 갖는다니. 불안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론 이런 비극이 또 어디 있는가 싶다.
1부에 이어 2부는 해법으로 철학, 예술, 기독교, 보헤미아로 꼽고 있다.
철학의 경우, 이성의 규칙에 따라, 타당성이 있는 최초의 전제에서 출발해서 일련의 논리적 사고를 거쳐 도출되었을 경우에만, 오직 그런 경우에만 참으로 간주한다. 수학적인 객관적 확실성에 준하는 것을 찾음으로써 타인이 부여하는 가치에 대해 저항할 수 있다.
관념이나 제도가 자연스러울 때는 고통의 책임을 아무에게도 묻지 못하거나 자신에게 묻게 된다. 정치적인 관점에서는 원인을 관념에게 돌린다는 설명은 어째 요즘 시대가 생각났다. 관념을 정조준하는 것이 정치라면 사람들 간에 정치가 왜 민감한 문제이며 중요한 것인지 알 것같다.
작가는 여러 해법을 제시하면서 무엇이 옳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를 테면 물질적인 것을 너무 태만히 하면 결국 그걸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된다,는 아이러니한 부분도 언급된다.
우리는 언제든 조건과 상황이 맞으면 최악의 면을 혹은 최선의 면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불안, 사랑에 대한 무한한 갈망이 조금 덜어질 것이다. 아무래도 우리는 건강한? 중독과 비슷한 상태로 태어나는 지도 모른다. 나는 아마 계속 사랑에 대해 갈망할 것이므로 가변적이고 어찌보면 비극적일 수도 있는 지위를 유지하고자 부던히도 애쓸 것이기 때문이다. 책은 이러한 지위가 누구에게서나 얻을 수 있고 그 '누구'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은 돌파구를 마련해 주었다.
괜히 알랭 드 보통이 유명한 작가인게 아니었다. 사실 부끄럽게도 알랭 드 보통의 책을 처음 완독했다. 얼핏 보았던 TED강연이 그리 취향이 아니었던 것이 큰데, 책이 담고 있는 것은 훨씬 마음에 와 닿는다. 나를 잘 알고 타인에 대한 포용력을 가질 수 있는 자기애와 인류애가 맞닿는 지점은 어떤 것이든 서로 충돌하고 마는 현 시대에서 가장 필요하지만, 아는 것도 실천하는 것도 너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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