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프라하 먹거리] 배고픈데 돈이 없다면. - 저렴한 마트 tesco. 그리고 근처 맛집. 본문
프라하에서 저렴한 마트로 손꼽히는 tesco는 바츨라프 광장을 가는 길에 위치한 커다란 대형마트이다. 구글지도에 tesco를 검색하면 여러 곳이 뜨는데 tesco my가 가장 크다. (아마도?) 홈플러스를 연상시키는 크기의 건물이 있는데 모든 층이 tesco인 것은 아니고 tesco는 지하에 위치해있다.
Tesco근처에는 sisters bistro ve spalene라는 가게가 있는데 바게트 위에 참치 등등을 올려 판매한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간단히 요기하기에 적당한 데다 맛도 있다. 이런 음식을 무어라 부르는지 잘 모르겠다.
Tesco에서 꼭 샀으면 하는 것은 시리얼이다. 30코루나 정도 (1500원)로 구매할 수 있는 이 시리얼은 말린 과일과 귀리 등등이 들어있는데 양도 많고 맛있다!! 시리얼이 이렇게 저렴하다니. 체코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뭉글뭉글 솟는다. 체코에서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의 장바구니 물가는 정말 비싸다. 이건 정말 큰 문제인데 고작 시리얼이 몇천원 차이나는 것이 얼마나 삶의 질을 하락시키는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나는 어릴적 매일 아침 3000원 가량의 저렴한 시리얼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해야 했다. 맞벌이 가정이었기 떄문에 달콤한 설탕이 입혀진 과자에 가까운 시리얼을 매일 아침 먹었다. 초등학생인 내가 밥을 할 수도 없을 뿐더러 아이 둘을 먹이기 위한 음식을 하기엔 너무 손이 많이 갔기 때문이다. 그러다 나는 10키로가 넘게 찌기 시작했고 동생은 만성복통에 시달렸다. 결국 시리얼 먹기를 그만둬야 했는데 건강한 뮤즐리를 구매하면 한 달 후 꽤나 큰 지출이 되곤 했기 떄문이다. 동생과 나는 많이 먹어댔고 우유도 그리 만만한 가격이 아니었기 떄문이다. 결국 매일 아침 어머니는 한시간을 더 일찍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며 아침식사를 준비해야 했고 어른이 되어서야 그게 얼마나 고된 일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물론 이 뮤즐리가 얼마나 건강한지는 나도 모른다. 얼마전 비건뮤즐리를 샀을 때의 충격적인 맛보다 더 달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건 뮤즐리도 그리 비싸진 않았다.
뮤즐리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했는데 가장 식사 다웠던 것은 과일 뮤즐리였다. 호기심에 초코 뮤즐리를 구매했는데 종류별 초코렛이 잔뜩 들어있어 무척 달고 식사 대용으로 사용하긴 어려웠다. 그런걸 보면 이 과일 뮤즐리도 식사대용이 아니라 간식대용이지 않을까 싶다.
얼마전 조식을 주는 프리미엄 아파트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처음에는 정말 좋은 제도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서울의 집값 중위값이 9억을 향해 가고 있다는 소식이 나란히 올라있어 조금 씁쓸한 생각도 들었다.
바쁘신 부모님이 먼저 출근해야 하므로 차려놓으신 아침밥상에 앉아 조금 식은 밥을 먹으며 등교하던 아침 풍경이 앞으로는 바뀔 수도 있겠다. 찬 밥을 먹이기 싫어 아침부터 부지런히 음식을 끓여 놓고 꼭꼭 온갖 그릇으로 덮어 놓으셨던 아침밥상이 그리워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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