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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갈매기의 꿈, 리처드 바크

참잘했을까요? 2021. 7. 3.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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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꿈_ 자유는 모든 존재의 법칙이자 본질이라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자유가 모든 존재의 본질이라는 것에 논의해보기 전에 우선되어야할 것은 본질에 관한 정의가 아닐까 생각한다. 본질이란 그것이 없다면 존재가 성립되지 않는 고유한 것을 말한다. 인간의 본질이라 함은 ‘이것’이 없다면 인간으로서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존재론적인 물음을 던져왔고 던질 것이므로 그래도 꽤 생각할 것이 많았던 발문이었다.

본질에 관한 질문은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에서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로 옮겨가게 된다. 비대한 자아를 가져서 그런지 매번 담백하게 글을 쓰지 못하고 ‘나는’이라는 말로 문장을 시작한다. 나를 많이 의식하고 소중히 여길 수록 비례하게 실수와 후회도 늘어나게 된다. 그럴 때마다 늘어나는 후회에 그 때의 나는 최선이었다고 다독여보려 하지만, 글쎄 그래도 완전히 책임에서 자유로울순 없다.

그렇담 책임을 물을 자아란 존재하는가? 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불우한 과거를 가진 악인을 내세우며 그의 행동을 정당화하려 하는데 만일 그것이 가능하다면 책임을 질 자아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담 조금 논리 점프같지만 결론적으로 나의 행동과 생각은 모두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 내 인생으로 돌아가보면 나는 실수와 후회들을 잊어도 그만인 것이다.(!)

하지만 절대 그런 식의 합리화와 정당화는 성립하기 어려움을 알고 있다. 그렇게 되면 모든 것들이 무의미해진다. 본질은 존재한다고 봐야하는 것인가? 본질은 존재한다, 라는 식의 형이상학적인 전제는 좀더 우주적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우주는 목표도 없고 본질적인 속성이랄 것도 없으므로 증명될 수 없다. 우주는 그냥 거기에 있는 실존적인 것일 뿐이다. 나는 사르트르의 말처럼 우주도 인간도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목적도 원리도 없이 그냥 거기에 존재하고 있는 것. 이런 믿음을 기반으로 인간의 본질과 자유에 관한 질문 앞에 서면 자유에 대해서도 명명할 수 없거니와 본질에 대해서는 더더욱 대답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내 생각은 존재는 무의미하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본질은 증명될 수 없다,로 귀결된다. 아 뭐야 결국 아무것도 모르게 되었다. 실존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면 우리한테 옳음과 그름, 규율과 규칙, 자유와 정의 뭐 그런게 다 무슨 소용인 건지?! 내가 정의한다, 는 식의 긍정적 허무주의도 아무래도 납득하기 어렵다.

30살이 되면 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을까? 어째 나이를 들어갈 수록 나는 아무 것도 모르는 멍청이라는 명제에 대해서만 강한 확신이 생기는 건지. 처음 사회에 발을 디디며 어른다운 어른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일을 겪고 생각을 하면서 어른다운 어른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불가하고 세상은 얼렁뚱땅 굴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면 말을 줄이고 지갑을 열라는 말은 아무래도 대답할 수 없는 것들이 아주 많다는걸 깨달으라는 말일지도 모른다. 아무 것도 확신할 수 없다면 지금을 즐겁게 사는 것이 아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일 것이다. 즐거움을 느끼는 것들이 사회적 범주 안에 드는 인간이라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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