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가벼운 주말 영화, 당차고 어리숙한 소녀, <에놀라 홈즈> 시리즈. 본문
좋아하는 드라마 중 하나인 <기묘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라 하여 간만에 뒹굴거리며 영화를 틀었다.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영화 답게 인종 다양성, 여성 주연 그러니까 Political Correctness를 많이 신경쓴 듯하여 이거 또 괜히 내용을 포기해버린 것은 아닐까 우려가 되기도 했는데, 간만에 너무 즐겁고 가볍게 보았다.
오랜 인기작인 셜록 홈즈는 이제 여동생이 있다면? 이라는 상상력으로까지 나아갔다. 영국드라마 <셜록> 을 시작으로 셜록홈즈 시리즈를 무척 좋아하는 나에게는 너무 반가운 영화였는데, 슈퍼맨 헨리 카빌이 셜록 홈즈로 나온다니. 더더욱 기대를 안고 시청했다.
날카로운 추리력과 높은 지적 능력으로 사건을 술술 풀어나가는 셜록 홈즈도 멋지지만, 어딘가 어리숙하고 정의감과 당당함 하나로 우당탕탕거리는 에놀라 홈즈는 귀엽고 사랑스럽다. 그리고 또 차츰차츰 성장하는 모습이 괜히 내가 다 대견해지는 그런 영화.
가볍고 귀엽게 흐뭇하게 보기에 괜찮았던 영화다. 한편으로는 나도 저렇게 당차다고 해야할지 당돌하다고 해야할지 어리숙하면서도 세상 무서울거없이 난 다 할 수 있음! 하던 때가 있었던 것같아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지금은 세상에 찌들어버렸는지 어쩔 수 없는 것도 있지.. 하곤 하지만 그래도 저런 면도 아직 내게 남아 있겠지? 순수하게 꽃을 좋아하는 청년과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에놀라의 하이틴 로맨스는 덤이다. 그 외 조연들도 좋은 사람인 척하다 사실은 악역이었어!하는 모습 없이 끝까지 선한 역할로 남아서 더 좋았다.
항상 혼자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도 참 멋있지만, 도움이 필요할 때는 손을 건네는 것도 중요하다는 대사가 가장 마음에 남는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사실 난 누구보다 도움이 필요한 때도 있다는걸 인정하고 있다.
늙어버려서 이제는 어리숙하고 미숙한 모습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솔직히 뭐 어때, 싶다. 나는 세상 여러 일에 치여 겁도 많아지고 조금 때가 묻기도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에놀라 홈즈>처럼 당돌하고 어리숙하고 잘 울고 또 그러면서 슥슥 아무렇지 않게 뛰어다닌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순수함이 덕지덕지 묻어 있다. 이런 영화는 하루종일 어딘지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가장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내 감정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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