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GS25 맛보기] 덴마크 드링킹 요구르트 민트 본문
어떤 음료가 가장 좋으냐고 물으면 단연코 민트다. 민트가 들어간 대부분의 음식을 좋아하는데, 아마 처음 맛본 카페 음료가 민트프라페였기 때문일 거다. 카페가 갑작스레 생겨나기 시작하던 때, 나는 용돈받고 학원다니며 학원 앞 500원짜리 피카츄가 가장 맛있는 간식거리였다. 때문에 카페 음료는 조금 비싸지만 시험이 끝나면 나를 위한 선물로 가서 사먹어 보리라 하는 음료였다. 하얀 크림을 잔뜩 올리고 초코칩을 뿌린 음료는 무척이나 예쁘고 맛있어 보였고, 미국 하이틴 영화에서 금발머리 주인공이 먹던 모습을 종종 보았던 터라 환상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으레 그렇듯 또래 친구들에게 쉽게 휩쓸리는 사춘기 소녀답게 시험기간 중에 나는 친구들과 함께 카페에 처음 방문하게 되었다. 여전히 소심하지만 당시에도 무척 소심했기 때문에 이미 카페에 종종 와보고 최애 음료를 하나씩 갖고 있던 친구들 사이에서 처음 와본다는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많은 친구들이 초코음료를 주문했고 가장 먼저 나온 것은 민트 프라페였다. 하얀 크림이 잔뜩 올라가선 초코칩이 뿌려진, 말그대로 나의 카페 환상을 잔뜩 담은 음료의 모습에 따라 민트 프라페를 주문했다.
사실 민트 맛을 처음 먹어 보았는데, 첫 카페의 경험에 새로운 맛의 경험까지 더하니 어딘지 모르게 어른이 된 것만 같은 맛이었다. 그 때부터인지 민트라면 무엇이든 좋아하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에도 3000원 가량 했던 카페음료를 원할 때마다 사먹기엔 용돈받는 학생이었다. 그 용돈은 교통비도 해야 했고, 학원 저녁식사도 해결해야 했고, 친구들과 노래방도 가야했기 때문에 나는 꾹 참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편의점에서 민트 라떼를 발견했다. 편의점에서도 이 음료는 1500원 가량이었기 때문에 이따금 오늘은 공부를 열심히 밤새 하겠다는 각오를 다질 때만 사먹었다. 1500원은 900원짜리 커피우유 대신 선택하기엔 결심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면 꼭 민트 라떼를 내가 원할 때 사먹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사회인이 된 지금 민트 라떼는 원없이 먹었고, 전국의 민트가 들어간 모든 음식은 먹어보았다고 생각될 때쯤 GS25에서 새로운 민트를 출시했다. 덴마크 요구르트 민트맛. 덴마크 요구르트는 또다른 나의 사랑하는 음료인데 대학을 다닐 때 아르바이트에 가기 전 나의 끼니가 되어주었던 음료다. 요구르트 치고 양이 많고 우유보다 달고 우유만큼 무거워 한 통을 다 먹으면 배가 불렀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소식하는 편이라 이런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다.) 지금도 종종 아침 식사 대용으로 먹곤 하는 좋아하는 음료가 민트맛을 달고 나오다니 먹어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매번 혼자 먹었던 민트 음료를 보고 친구와 함께 먹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사회인이 되어 좋은 점은 누군가랑 함께 먹어야지 하고 참을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생겼다는 점이다. 오히려 이전의 나는 항상 바쁘게 끼니도 지금 챙기고 바로 다음 일정으로 넘어가야 했었다.
민트를 까자마자 확 민트향이 풍겼다. 민트 음료의 가장 좋은 점이다. 일단 먼저 눈으로 기대감을 주고, 향기 먼저 반겨나와 코로 또다시 기대감을 준다. 잔뜩 부푼 기대감과 이어 이를 충족시킬 때의 만족감은 얼마나 행복한지! 민트요구르트 맛은 어떨까 흥얼거리며 맛을 보았다. 음. 다시 맛을 보았다. 익숙한 맛이 났다. 나는 덴마트 요구르트 중 플레인을 가장 좋아하는데 요거트는 플레인을 가장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음료에서도 덴마트 요구르트 플레인 맛이 났다. 조금 더 시원한 플레인 맛. 민트의 맛은 아무래도 향에 모두 힘을 쏟고 사라져버린 것인지 전혀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고 민트를 기대했던 나는 조금 실망하고 말았다.
하지만 또 민트맛이 강했다면 호불호가 심하게 갈렸겠지. 나는 요구르트 플레인도 좋아하니 맛있게 먹긴 했지만 기대했던 민트 맛이 강렬하게 나지 않아 조금 속상했다.
가격은 1900원. 하지만 맛있었으니까 (원래 플레인을 좋아하니까) 다음에 또 사먹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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