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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복하자고하는거지/맛집

[혜화역 카페] 핸드드립 맛집, 동숭동커피

참잘했을까요? 2021. 12. 25.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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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은 춥다는 얘기만 계속 할 것같다. 원래는 서울에 온 친구를 위해 대학로 주변 명소를 방문하려 했는데, 정말이지 너어무 추워서 결국 낙산공원을 향해 가다 포기하고 카페에 들렸다. 근처에 있는 케이크 맛집에 자리가 없어 실패하고 들어간 곳인데 의외로 좋은 곳을 발견해서 기뻤다.

인테리어는 당연히 크리스마스다웠다. 나는 인도네시아 원두 수마트라를 시켰는데 확실히 산미가 있는 것보다는 고소한 것이 좋다. 여기는 직접 로스팅을 하는데 종류도 다양해서 종종 원두사러올 듯하다.



성대 근처의 젊은 대학생들의 온갖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우리는 대학생활을 재미없게 보냈나봐, 했다. 사실 난 말하진 못했지만 오늘처럼 뿌셔뿌셔한 영화보고, 서로의 이상한 이야기를 나누고, 별 것아닌 날씨에도 깔깔거리는 모습이 우리의 평안했던 대학시절과 변함이 없어서 즐거웠다. 스펙타클하진 않지만 소소하고 또 우리 나름의 패턴이 있는 재미들.

친구는 날더러 참 똑똑하지만 사람의 정 앞에선 쉽게 약해진다고 한 적이 있는데, 그 말이 맞다. 나는 ‘기억나? 왜 그 있잖아’, 라는 말 한 마디에 ‘어, 기억나!’ 하는 말따위들이 괜히 설렌다. 슬픈 점은 아끼는 것을 소중히 다루는 법은 여전히 잘 모르는 것같다는 거다.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 않을까?

매년 변함없이 돌아오는 크리스마스는 역설적으로 변해버린 것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더더욱 익숙한 사람들과의 여전한 것들이 소중하게 느껴지나 보다. 변하는 것들에 슬퍼하기 보다 오늘처럼 변하지 않는 것들에 감사함을 느껴야지. 끝과 시작이 맞닿아 있는 연말은 감수성이 깊어지는데 그게 행복한 쪽이라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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