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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라섹 2~4일차 후기] 정신과 시간의 방에 갇히다.👁️ 본문

#건강/성인드림렌즈

[투데이라섹 2~4일차 후기] 정신과 시간의 방에 갇히다.👁️

참잘했을까요? 2024. 2. 1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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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전 글을 보면 알겠지만,

세계최고슈퍼 겁쟁이인 나는 이미 한차례 라섹 수술에서 도망친 적이 있다.

젊고 어렸던 2018년의 나는 호기롭게 드림렌즈를 착용하며 살아왔는데,

낡고 늙은 2024년의 나는 겁이 없어진 것인지 무엇인지

돌연 라섹 수술을 결심하고 마는데....

 

 

또다시 도망치지 않기 위해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 떠들고 다니며

친구가 했다고 하는 병원을 예약해버렸다.

 

검사 당일

뭔가 동공이 풀리는 안약을 넣어주는데

이걸 넣고 나면 꽤 오랫동안 초점이 맞지 않아 어지럽고 토할 것같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이 그러하듯

건강! 님은 할 수 있음! 을 통보받고 바로 다음주로 수술 예약을 했다.

 

 

1일차

수술 당일, 반드시 보호자가 필요하다.

안아픈 사람도 있다고 하던데 나는 무진장 아팠으므로...

빨간 점을 뚫어지게 보라고 하는데

잘 할 수 있을까? 두려웠지만 정말 짧게 보면 되기 때문에 크게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

뭔가 공장에서 내 눈을 지지고 나오는 기분을 느끼며 대략 5분 내외로... 수술이 끝나고

터덜터덜 집에 오면 마취가 풀리며 고통이 시작된다.

 

2일차

전날은 뭔가 긴장한 탓인지 잠에 들어 고통을 덜 느꼈는데,

진정한 고통은 이날 부터 시작이다.

어두컴컴한 방에서 눈을 누가 지지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핸드폰도, TV도 할 수 없는 삶...

계속 잠만 자게 된다.

참, 눈물이 미친듯이 난다.

나는 친구들이 아프다고만 했지 눈물난다고는 안해서 혹시 수술이 잘못된 것인가

그 빨간 점을 볼 때 잠깐 멈춘 것같았는데 (실제로 왼쪽눈을 할 때 살짝 멈췄고 왼쪽눈이 미친듯이 눈물이 났다.)

잘못된건가 하고 병원에 전화까지 해봤다...

원래 눈물 나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3일차 (렌즈제거날)

눈물이 멎었고, 보호렌즈를 제거하는 날이었다.

여전히 이물감과 눈물이 간간히 나고 있어서 오늘 제거 해도 되는거야? 싶긴 했는데

눈도 못뜨겠던 전날에 비해 눈이 떠졌던 날..

몇일 째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었는데 보호렌즈 제거하러 가는 날도 혼자라서 좀 슬펐다.

 

초점도 안맞아서 어지럼증을 최대한으로 느끼며 도착한 병원에서

한~참을 기다렸는데 내 앞사람이

다 안나았네요? 내일 오세요. 라고 하는 걸 듣고

두려움에 떨었지만

종일 눈감고 울고 있었던 탓인지 나는 잘 아물어서 ^^ 선생님이 호딱 렌즈를 빼주셨다ㅎㅎ

그리고 또 터덜터덜 꼬북칩 사들고 집에 와선

잠만 잤다.

 

4일차 (오늘)

이제 눈물은 더이상 안나고 조금 건조하고 초점이 잘 안맞는다.

하지만 세상이 보이고

눈이 덜 부시고

티비도 핸드폰도 노트북도 할 수 있다!!

신나게 펠월드 좀 하다가 눈 아파져서

카페와서 책 읽어야지 하고 와가지곤 또 눈 아파졌다.

 

그래도 세상이 보이고

드디어 정신과 시간의 방에서 탈출ㅠㅠㅠㅠㅠ

하지만 여전히 시력은 덜 돌아왔다. 초점이 잘 안맞는 중.

 

한동안 놀림받던 심봉사에서 탈출이다

얼른 시력이 회복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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