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왕십리역 맛집] 스시도쿠 카미동 #카미동 #친구 본문
오랜만에 친구와 덮밥을 먹었다
고등학교 이학년 때 갑작스럽게 짝꿍이 된
우리는 그 이후로 걷잡을 수 없이 친해졌다
아무래도 비슷한 성격인 탓도 있을 테고
가까이에 앉아 끊임 없이 대화를 나눈 탓도 있을 것이다
그 시절엔 친구가 되는 것이 참 쉬웠다
그저 증명 사진을 찍어 오라는 숙제에
내가 포토샵 잘 하는데 안다며
터벅터벅 그 먼 거리를 걸어
사진관에 가기만 하면 되었으니까 말이다
우리는 1년 만에 반이 갈라져
다시 보지 못 할 줄 알았지만
급식 시간에 또는 쉬는 시간에
서로의 문제집을 빌리고 키득거리며
또 어느 날은 대리출석도 해 주며
서로의 일상을 공유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각자의 진로에 따라 대학을 가고
그렇게 어른이 되었지만
우리는 꾸준히 서로에게 연락했다
서울과 청주로 가는 먼 거리에도
최신기술은 우리를 이어 주었고
마음 만큼은 한결 같은 채로 함께 했다
아마 나는 친구의 전부를 안다고 할 순 없겠지만
기나긴 세월의 시간 동안 지켜봐온
서로의 모습은 애틋하기 그지 없다
그렇게 우리는 십 년이 넘는 시간을 공유 하고 있다
매일의 일상 속에서 안부를 묻고
또 과거의 나를 기억해 주는 이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인가
내가 살아온 족적을
그리고 친구가 살아온 족적을
서로가 기억해 주고 있다는 것이
애틋하다
그래서 어른들이
학창시절 친구는 평생 간다고 했나 보다
순진하고 순수한 어린시절,
친구가 되었고
우리는 여전히 때 묻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마음을 서로에게 내어 보인다
서툴고 어리석고 모자라고,
예쁘고 훌륭하고 멋지고.
친구의 모든 것을 아는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교복을 입고 어렸던
우리를 기억함에 감사하다
그리고 그 긴 시간 동안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 내고
서로의 곁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어 준 것이 고맙다
곁을 내어준다는 것만큼
고마운 일이 또 없다는 생각이 요즘 든다
문득 너가 어른이 되었구나 라는 친구의 말에
괜히 울컥 했던 것은
아마 어렸던 우리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사람은 끊임없이 변화 한다고 생각했다
이순간과 다음 순간에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니까.
고등학교 시절에 나와 지금의 나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갖고 마음을 갖고 살아 간다
어쩌면 그 시절의 나는
내 안에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그때 나를 기억해 주는 이 소중한 친구 안에
존재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랜 시간 동안 함께해온 사람들은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인가
가장 소중한 이들에게 소홀해지고 마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도록 항상 사랑 넘치게 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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