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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사실 이 가게는 프라하에 입국하던 당시부터 자주 눈에 띄었던 곳이다. 매번 빵을 먹게 되는 것이 신경쓰여 지나쳤는데 오늘은 큰 맘먹고 들어가보게 되었다. 가게 안은 프랑스 느낌이 물씬 풍겼다. 무어라 설명할 순 없지만 파리에서 이런 가게에 들어갔던 느낌. 그리고 비싼 빵값에 눈물을 흘렸던 느낌.. 가게에는 빵도 팔았지만 각종 샌드위치와 (바게트에 넣은!) 수프도 팔았다. 또 차종류도 굉장히 다양했는데 그중 나는 바게트와 티 세트인 클래식을 시켰다. 우리나라에서 먹어본 듯한 참치마요의 맛이 나는 샌드위치는 맛있었다. 이렇게 부르는 것이 맞는지 잘 모르겠지만.. 유럽에 와서 생각보다 다양한 바게트를 먹게 되는데 왜 한국에서는 이런 류를 팔지 않는지 조금 궁금해졌다. 대부분의 음식들에서 한국에서 먹어본 듯한 ..
화약탑 근처에서 배가 고파 무작정 걷다보니 음식점들이 모여 있는 건물을 발견했다. 반미를 파는 가게와 카페 등등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어릴적 그림책에서 보았던 것같은 고기들이 걸린 정육점이었다. 가게의 안쪽으로 들어가면 왠지 파트라슈 만화에서 보았던 것같은 고기들이 즐비해있고 사람들이 무척 많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햄버거를 먹고 있는데 체코어로 쓰인 메뉴판을 읽지 못하는 나는 햄버거를 골랐다. 주스도 파는데, 처음엔 맥주인 줄 알고 주문하지 않으려 했으나 주스를 주문하니 위의 사진에 나온 것을 주었다. 참고로 주스 맛이 다양한데 이건 맛없다. 오랜 철천지 원수였던 애플가와 오렌지가의 싸움을 종식시키기 위해 계약결혼을 하게된 사연이 있는 슬픈 애플과 오렌지의 맛이다. 맛이 꽤 ..
바베큐가 먹고 싶어 지도를 찾다 케이크가 맛있다는 카페를 보았다. 리뷰에는 인생 커피, 환상의 케이크 등등 수많은 찬사가 있었는데 그 중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불친절했지만 너무 맛있어서 또 가고 싶어요.ㅜㅜ라는 것이었다. 아니 얼마나 맛있길래 불친절함에도 또 가고 싶은 것일까? 타지에서의 불친절함이란 정말 크리티컬한 데미지를 남기는데 말이다.. 가게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맥도날드와 kfc 같은 패스트푸드점이 즐비한 거리에는 깨끗한 상점들이 들어서 있었고, 통유리로 된 한 건물 안에는 사람들이 열심히 빵을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딱딱하고 차가운 내가 모르는 외국어에 상처받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가게에 들어섰다. (이건 순전히 내 유약한 성격 탓이다.) 하지만 웬걸 유창한 영어와 상냥한 ..
전지현 오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사실 그런건 잘 모르겠지만 내륙지역인 프라하 겨울의 차갑고 건조한 바람에 얼굴이 찢어지는 것같아 페이셜 오일을 사러 갔다. 워낙 잘 트는 피부인 탓에 얼굴이 자꾸만 따끔거려 견딜 수 없었다. 프라하에는 천연 미용용품을 파는 곳이 많은데, 아포테카, 마뉴팍트라, 보타니쿠스 이 세군데가 그렇다. 굳이 보타니쿠스를 선택한 이유는 그냥 내가 내릴 트램 정류장에 가까워서.. 였다. 하지만 걷다보니 세 군데 모두 가까웠다. 들어가자마자 훅 풍기는 아로마 향들과 함께 한국어 안내판을 받았다. 세세하게 가격과 효능까지 적혀져 있는 것이 무척 편리했다. 하지만 일전에 마뉴팍트라와 달리 한국인이 많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한국사람들에겐 마뉴팍트라가 더 유명한 것같다. 거기에도 페이셜 오일이 있..
유럽에서 도시간 이동할 때 기차를 이용하지 않는 여행객인 나에게 플릭스 버스는 굉장히 유용한 수단이었다. 플릭스버스는 인기많은 시간대일 수록 가격이 상승해서 미리 끊어놓았었는데 여행 일정이 변경되는 바람에 취소할 일이 생겨버렸다. 1. 플리스버스 어플을 실행한다. 2. 예약한 티켓의 오른쪽 상단에 저 버튼을 누른다. 3. 독일어가 뜨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지만 초록버튼은 예약자 정보를 변경할 때 쓰는 것이라고 한다. 나는 취소를 해야하므로 빨강 버튼을 누른다. 그럼 총 환불금액이 뜬다. *** 날짜가 가까울 수록 금액이 줄어든다.. 4. 취소하고 gmail 로 온 바우처를 확인한다. 나는 취소 버튼을 누르고 어플이 튕겨버렸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어플 내에 계속 티켓이 살아 있었다. 그리고 위의 과정을 다시 ..
프라하 여행을 계획하며 한국의 다이소를 열심히 들락거렸다. 다이소는 정말 없는 것이 없는 데다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다. 그렇게 내 캐리어는 무거워져만 갔는데 프라하에서 다이소를 발견했다. 바츨로프 동상 거리에는 친숙한 가게들이 즐비해있는데, 스타벅스 맥도날드부터 h&m 등등 다양한 가게들이 있다. 가게들 중 입구에 물이 보여 홀린듯 들어간 가게다. 15코루나(약 750원). 프라하의 물가는 품목마다 한국보다 싼 것이 있으면서도 또 비싼 것들이 있는 것같다. 참, 이건 탄산수다. 마시고 깨달았다. 내부에는 정말 다양한 물건을 파는데 개인적으로는 다이소보다는 butter라고 하는 생활용품점에 가까운 것같다. 홈플러스나 롯데월드몰처럼 뜬금없는 곳에서 등장하는 귀여운 온갖 생활용품을 파는 곳말이다. 30코루나(..
아침부터 단 것이 먹고 싶었다. 달콤함은 언제나 행복한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 같다. 까를교를 보고 싶었기 때문에 까를교 주변의 맛집 중 도넛가게가 눈에 띄인 탓도 있었다. 언제나 구글지도는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 한국처럼 직선으로 이루어져있지 않은 구불구불한 프라하 시내를 돌아다니며 문득 옛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나의 단골가게를 기억했을까 싶었다. 달콤한 도넛과 따뜻한 미소의 주인아주머니의 (동유럽에서 친절한 미소라니 고향에 온 줄 알았다.) 커피향이 가득한 가게 안에 들어서며 여기가 나의 단골가게가 될 것같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가진 우리는 가게를 찾기 어렵지 않지만 골목골목을 돌아가는 탓에 잠깐씩 헷갈리기도 했다. 하지만 프라하 거리는 헷갈리며 다녀도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는 데다 ..
굳이 도시 하나를 더 보겠다며 파리에 레이오버하는 항공권을 사버리고 말았다. 여행을 계획할 당시만 해도 혼자 여행이었으므로 나를 말려줄 이가 없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아니 어쩌면 회피형 인간인 탓에 어려움이 닥치면 어디론가 도망가버리는 습성이 나이를 먹을 수록 점차 비대해진 탓일지도 모른다. 어릴적 학원에 가기 싫으면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버리던 나를 부모님께서는 가만둬선 안됬다. 직장에 가기 싫다고 유럽에 가버리고 말았으니 말이다. 아무튼 회피형 인간인 내가 어떻게 이만큼이나 살아남을 수 있었는가 하면 겁쟁이기 때문이다. 사사건건 무서워하고 겁을 먹는 탓에 언제나 준비를 하려고 하는 (어설프지만) 습성이 그나마 어찌저찌 어딘가에 발붙이고 살도록 만들었다. 그런 겁쟁이에게 첫 유럽에 경유 파리라니. 테..